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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넹그로스 수녀, 교황 곁에서 마지막 인사를 전하다

MAACLab 2025. 4. 26. 11:10

 

80대 프랑스 수녀 자넹그로스가 프란치스코 교황의 관 곁에서 조문하며 감동을 안겼습니다. 금녀의 공간이라 불리는 자리에서 그녀가 전한 마지막 인사는 SNS와 전 세계 언론을 울렸습니다.

 

'금녀의 공간'을 허물다 – 조용한 감동의 주인공

2025년 4월 23일, 바티칸 성 베드로 대성전. 프란치스코 교황의 관이 안치된 그 자리에 조용히 다가선 한 여성의 뒷모습이 전 세계를 울렸습니다.

그녀는 프랑스 출신의 제느비에브 자넹그로스(81) 수녀. 평소 같았다면, 교황의 관 가까이는 남성 성직자만 접근할 수 있는 자리였지만, 그날만큼은 달랐습니다.

누구도 그녀를 제지하지 않았고, 자넹그로스 수녀는 아무 말 없이 조용히, 그리고 당당히 교황께 마지막 인사를 건넸습니다.


프란치스코 교황과의 50년 우정

자넹그로스 수녀는 국제수도회 '예수의 작은 자매회' 소속으로, 로마 오스티아 지역에서 56년간 사회적 약자들을 위해 헌신해왔습니다.

그녀와 프란치스코 교황의 인연은, 교황이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 대주교 시절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아르헨티나 군부 독재 시절의 고통, 그리고 소외된 이들을 향한 진심이 두 사람을 연결했고, 이 우정은 50년 이상 이어졌습니다.

교황은 자넹그로스 수녀를 '말썽꾸러기 수녀'라고 부르며 다정하게 농담을 건넸고, 직접 전화를 걸거나 그녀의 활동을 지원해왔습니다.

지난해(2024년)에는 그녀의 인도주의적 활동을 직접 치하하기 위해 오스티아를 찾아가기도 했습니다.


마지막 조문, 그리고 '그 눈빛'

SNS에 퍼진 그날의 사진 속 자넹그로스 수녀는 키 150cm 남짓한 작은 체구에 닳은 신발과 녹색 배낭, 파란 스카프와 남색 수도복을 입고 있었습니다.

거창한 말도, 드러나는 감정도 없이 조용히 흐느끼던 그녀의 모습은 그 자체로 감동이었습니다.

바티칸뉴스와의 짧은 인터뷰에서 그녀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교황과의 관계를 자랑하고 싶은 게 아니라, 위대한 분께 경의를 표하고 싶었을 뿐이에요."

가장 그리운 것이 무엇이냐는 질문에는 이렇게 답했습니다.

"그 눈빛이요. '계속 나아가라'고 말씀하시던 그 눈빛… 그리고 그가 준 도움. 그분은 아버지 같고, 형제 같고, 친구 같았어요. 모두가 그리워할 거예요."


작은 수녀가 남긴 큰 울림

이 이야기가 감동적인 건, 자넹그로스 수녀가 어떤 '허락'이나 '상징'으로 그 자리에 있었던 것이 아니라는 점입니다.

그녀는 늘 그 자리에 있었고, 늘 소외된 이들과 함께하며 살아온 사람이었습니다. 교황은 그런 그녀를 늘 진심으로 대했고, 그래서 그녀의 마지막 인사는 누구보다 당연한 것이었습니다.

프란치스코 교황이 남긴 '따뜻한 리더십'과, 자넹그로스 수녀가 보여준 '조용한 헌신'은 오늘날 우리 모두에게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합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그날 바티칸에서 조용히 울던 작은 수녀는 이렇게 말하고 있는 듯했습니다.

"마지막 순간에도, 그 사람답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