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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투자썰 · 세상썰

아버지의 원자가 내 몸에 남아 있을 수 있는 과학적 이유

MAACLab 2025. 5. 12. 14:54

인간의 몸을 이루는 원자가 소멸되지 않고 순환한다는 과학적 개념, 별의 물질로 만들어진 우리는, 결국 다시 우주와 연결된 존재입니다.

 

 

원자는 소멸되지 않고 순환한다는 사실은 우리 존재에 대한 관점을 바꾼다. 아버지의 몸을 이루던 원자가 내 몸에 들어와 있을 수도 있다는 과학적 가능성은, 과학과 감성의 경계를 무너뜨린다.

 

 

 

우리는 가끔, 과학보다 더 과학 같은 이야기를 듣게 됩니다. 이를테면 이런 말이죠.

"당신의 몸을 이루는 원자는 수십억 년 전 별의 잔해에서 왔다."

허무맹랑하게 들릴 수 있지만, 이는 칼 세이건과 같은 과학자들이 오래전부터 말해온 사실입니다. 별이 죽으며 흩뿌린 원소들이 뭉쳐 행성이 되고, 생명체가 되고, 그리고 지금의 나를 이루게 되었다는 것. 그렇다면 조금 더 가까운 상상을 해볼 수 있습니다. 나를 사랑했던 아버지의 몸을 이루던 원자 중 몇 개가 지금 내 몸 어딘가에 섞여 있을 수도 있지 않을까요?

🌌 원자는 소멸하지 않는다

물질을 이루는 가장 작은 단위 중 하나인 원자(atom)는, 특별한 핵반응이 일어나지 않는 이상 소멸하지 않습니다. 사람의 몸이 흙으로 돌아가면, 그 원자들은 공기 중으로, 땅속으로, 또는 다른 생명체의 일부로 흩어집니다. 그리고 시간이 지나며 그 원자들은 다시 식물, 동물, 인간의 몸을 이루는 데 사용됩니다.

실제로 우리가 마시는 한 컵의 물에도, 수천 년 전 지구를 살았던 생명체의 원자가 섞여 있을 수 있습니다. 아주 오랜 시간, 아주 많은 순환을 거치며 원자는 '기억'처럼 세상에 남아 있는 셈이죠.

🧬 유전이 아닌, 물질의 순환으로 이어지다

우리는 흔히 유전이나 기억으로 가족과 연결된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물리학적으로 보면, 더 근본적인 연결이 있습니다. 나를 구성하는 수소, 산소, 탄소, 질소의 일부는 과거 누군가의 일부였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특히 가까운 시공간 안에 있었던 사람—예컨대 아버지의 육체가 자연으로 돌아갔다면, 그 원자들은 시간이 흐른 뒤 공기 중이나 음식물, 물, 식물을 통해 나에게 도달할 수 있습니다. 말 그대로 '내 안에 아버지가 있다'는 표현이 물리적으로도 가능하다는 뜻이죠.

🧘🏻‍♂️ 과학은 감정을 닫지 않는다

이런 이야기를 들으면 어떤 사람은 '시적인 표현이네' 하고 넘기고, 어떤 사람은 '그럴 리가 없지'라고 말합니다. 하지만 과학은 감정을 담지 않습니다. 오히려 설명 가능한 가능성 안에서, 우리가 느끼는 감정을 더 깊게 만들어 줍니다.

'영원히 기억하겠다'는 말은 단지 마음의 말이 아닙니다. 그 사람을 이루던 원자의 일부는 지금도 여전히 세계 어딘가에 있고, 그 일부가 나에게로 다시 들어올 수도 있다는 가능성. 그것이 우리가 연결되어 있다는 또 하나의 방식입니다.

💫 결국 우리는 순환한다

생명은 한 번 주어지고 끝나는 것처럼 보입니다. 하지만 생명을 이루는 물질, 그리고 그것을 구성하는 원자는 순환합니다. 나무가 되고, 바람이 되고, 사람의 일부가 되고, 다시 다른 생명체가 되기도 하죠.

그리고 언젠가 나도 그런 순환의 일부가 될 겁니다. 누군가 내가 사랑했던 사람의 원자를 품고 살아가듯, 언젠가 누군가 내 원자와 함께 살아갈지도 모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