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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랏빛으로 뒤덮인 해변 – 그란카나리아를 점령한 ‘바다의 항해사들

MAACLab 2025. 4. 9. 19:05

 

며칠 전, 스페인 카나리아 제도의 그란카나리아 섬 해변에
수천, 아니 수만 마리의 푸른 해파리가 밀려들었다는 뉴스가 전 세계로 퍼졌다.
관광 명소로 유명한 플라야 델 쿠라(Playa del Cura)는 하루아침에
보랏빛으로 물든 해양 생물의 카펫으로 뒤덮였고,
그 광경은 신비롭고도 불안한 감정을 동시에 안겨주었다.

 

 

이번에 목격된 해양 생물은 ‘벨렐라 벨렐라(Velella velella)’,
일명 '바다의 항해사'로 불리는 부유성 해파리다.
이들은 얇은 세일처럼 생긴 투명한 지느러미를 바람에 맡긴 채
수면 위를 유영하며 이동하는 독특한 생물로,
보통은 외딴 해상에서 조용히 살아가지만
특정 기상 조건과 해류 변화에 의해 대량으로 해안에 밀려들기도 한다.
하지만 이번처럼 밀집된 무리가 한 해변을 덮어버리는 일은
보기 드문 일이자, 그 자체로 해양 생태계의 균형에 대해 생각하게 만든다.

 

 

전문가들은 이번 현상이 단순한 자연적 이동이 아니라
기후 변화와 해양 오염이 결합된 결과일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지속적으로 높아지는 해수 온도,
깊이를 잃은 해류의 순환,
그리고 무분별하게 흘러드는 플라스틱과 유기물질들.
이 모든 요소는 해양 생물의 이동 경로를 바꾸고,
어떤 종은 갑작스럽게 개체 수를 늘리며
이런 ‘이상현상’을 만들어낸다.
자연의 조용한 반격은 언제나 눈에 잘 띄지 않지만,
그 여파는 예고 없이 다가온다.

 

 

관광객들에겐 흥미로운 풍경이었을지 모르지만,
해변을 관리하는 당국과 해양 생물학자들에겐
분명히 신호였다.
우리가 무엇을 놓치고 있는지,
자연은 언제나 자기만의 방식으로 알려준다.
그 신호에 귀 기울이지 않으면
다음은 더 크고 직접적인 반응이 돌아올지도 모른다.